고등학생 때, 친구네 부모님께서 곱창가게를 운영하셔서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소곱창도 맛있지만 매콤한 양념에 지글지글 볶은 돼지곱창볶음도 맛있다. 소곱창에 비해 가격도 착한 편이어서 친구들과 가끔 가서 곱창볶음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친구 부모님께서 항상 사이다 서비스도 주셨다.
음식을 먹을 때 식감을 중요시하는 내게, 곱창볶음은 자꾸자꾸 당기는 맛.
곱창과 당면의 쫄깃함, 여러 야채들이 아삭아삭 씹히는 것 까지, 모두 내 취향이다. 거기다 매콤하기까지 해서 성인이 된 후로 술안주로도 자주 먹었다.
연애하던 시절, 내가 곱창 볶음을 좋아하는 걸 아는 남자친구가 곱창볶음을 포장해서 집 앞까지 가져다 준 적이 있다. 그게 지금의 남편인데, 봉지를 받아 들고 집에 들어와 아빠랑 맛있게 먹었었다. 그 당시엔 플라스틱 포장용기가 아닌 은박포장지로 고이 쌓여 있었다.
'우와, 뭔데 여기 곱창은 이렇게 안질기고 맛있어!! 양념까지 딱 내스타일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맛이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신월동 곱창>이라는 곳에서 포장해왔다고 한다.
신월동곱창
서울 양천구 오목로 39
12:00~24:00 (매주 월요일 휴무)
02-2699-4544
야채곱창, 순대곱창, 치즈야채곱창, 알곱창, 막창구이, 오돌뼈 등 맛있는 안주 가득
그 뒤로 친구들과도 여러번 매장에 가서 먹은 적이 있는데 양도 많아~ 맛도 있어~ 이런 이유로 내 머릿속에 최애 단골 곱창볶음집으로 등록되었다.
결혼한 뒤로도 가끔 포장해다가 남편과 술안주로 먹곤 한다.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데, 고맙게도 항상 직접 가서 포장해 오는 내 남편. 곱창볶음 사다 줄 때 절로 입가가 씰룩씰룩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은 야채곱창볶음 1인분이다. 남편이랑 나눠먹어도 충분한 양이 담겨있다. 사실 몇년 전만 해도 이것보다 양은 훨씬 더 많았는데, 지금도 적진 않아서 괜찮지만 더 줄어들면... 많이 속상할 듯!
내가 신월동 곱창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로 곱창이 질기지 않고 냄새가 없기 때문이고, 둘째로 당면이 불지 않게 조리를 해주셔서 좋은 식감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고, 셋째는 야채의 익기가 적당해 먹을 때 다양한 식감과 맛을 주기 때문이고, 넷째는 양념이 많이 자극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너무 자극적인 양념으로 버무리면 다음날 배가 아프기 마련인데, 신월동 곱창은 매콤함과 간이 적당하기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하지 않는다.
배달 어플 이용해서도 가끔 먹는데 요청사항에 당면은 조금만, 양배추 많이 넣어주세요~하고 부탁드리면 양배추를 듬뿍 넣어주셔서 식감이 더 좋아진다. (나만의 주문 팁/ 요청 들어주셔서 감사함)
포장할 때 함께 딸려오는 것들. 초장과 상추, 그리고 생마늘과 마늘종이다. 저 초장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상추에 쌈 싸서 먹을 때 곱창에 콕 찍어 싸서 먹으면 조금은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약간의 새콤함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생마늘은 모두 남편이 먹는다. 생마늘종은 워낙 식감이 아삭아삭해서 쌈 싸 먹을 때 넣어도 맛있고 그냥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익히지 않은 생마늘종이라 마늘향이 많이 나기는 한다.
신월동곱창을 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몇 번정도는 맛이 변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은 너무 짰던 기억도 나고 또 어느 날은 당면이 불어 물컹한 식감때문에 별로인 날도 사실 있었다. 주인분이 바뀐건지, 조리사분이 바뀐건지는 모르겠지만 실망을 하고 다른 곱창집에서도 몇번 먹어보았으나, 역시 신월동 곱창만한데가 없는 것 같다. 어느 곳은 냄새가 나고, 또 다른 곳은 너무 맵거나 단맛이 강해서 몇번 먹으면 질리는 감이 있었다.
그러다 결국 다시 신월동곱창으로 돌아와 한입 먹고는 '그래, 이 맛이지!' 하며 만족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이번에 포장해서 먹을 때 딱! 만족할만한 맛이어서 좋았다. 변하지 않고 쭉 일관된 맛과 양을 유지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음엔 매장에 직접 가서 지글지글 솥뚜껑처럼 생긴 불판 위에 데우면서 더 맛있게 먹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맥주 한잔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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