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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태안 안면도에서 올해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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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바다에 가고 싶어요~"

 

여름에 되면 항상 찾게 되는 바다이다. 작년엔 강릉과 고성 바다에서 실~컷 놀다왔는데 이번엔 태안군 안면도로 가게 되었다. 안면도로 가게 된 이유는 안면도자연휴양림 추첨에 당첨되었기 때문! (안면도자연휴양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번 글에 적어보기로!)

 

새벽부터 출발한 우리는 두시간을 넘게 달려 9시쯤 도착했다.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배부르게 하고 목적지인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꽃지해수욕장

우리가 간 날은 8월 20일. 성수기가 끝나고 조금 늦게 바다를 찾았지만, 매우매우매우 더웠다. 내리쬐는 햇볕이 장난이 아니어서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늘 한 점 없는 해수욕장이 정말 힘들었다. 대여 파라솔이 있긴 했으나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텅텅 비어 있고, 심지어 다음날인 21일엔 평상을 철거하고 있었다. 

 

어차피 우리는 그늘막을 이용하므로 그늘막을 치고 그곳에서 아이들 래쉬가드로 갈아입히는데, 우와 땀이 뻘뻘. 사우나가 따로 없었다. 

 

후딱후딱 갈아입히고 구명조끼 입혀서 입수~~~

 

우리가 간 시간이 물이 빠지는 간조때라 저~멀리 있는 바다. 총총총 걸어서 바다로 돌진하는 아이들이다. 햇빛이 워낙 세서 가는 길에 졸졸 흐르던 바닷물 마저 따뜻했다. 

 

참방참방 뛰어다니며 신이났다. 동해바다보다 물이 좀 탁하게 느껴지긴 했으나 훨씬 파도도 약하고 물이 따뜻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저~만치 가도 물이 급격히 깊어지지 않아 조금은 안심했다. 물론 아빠가 옆에서 함께 해주었다. 서해바다는 아이들이 참 놀기 좋은 것 같다.

 

해수욕장 운영이 중단되어 안전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부모가 신경써서 아이들을 봐주여야 한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신경써야겠지만!

물을 조금 무서워하는 나는 조금 깊이 들어간다 싶으면 나오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우리 딸래미는 겁도 없이 아빠랑 저~멀리 가서 잘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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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도 들어갔다가 나와서 모래놀이도 한다. 모래가 정말 고와서 물에 젖은 모래가 슬라임같다고 말하는 햇살이. (고운만큼 세탁은 넘나 힘들었....) 예쁜 조개껍데기도 줍고 구멍이 송송 뚫린 곳엔 뭐가 있을까 파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보니 그늘막을 남편이랑 열심히 쳤는데, 간식먹을 때 한...10분 앉아 있었나. 그래도 그늘 한점 없는 땡볕에 우리 앉을 수 있는 그늘막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숙소에 가서 한바탕 씻고, 일몰 구경을 하러 다시 찾은 꽃지해수욕장이다. 유명한 할미, 할아비 바위가 보이고 그 옆으로 노을이 진다. 물이 차서 할미 할아비바위로 걸어 들어가는 길은 물에 잠겼다.

 

계단에 앉아 예쁜 노을을 구경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나 역시 멋진 일몰과 예쁜 내 강아지들을 담느라 바빴다. 햇살이와 달이에게 이렇게나 멋진 일몰을 보여줄 수 있어서, 함께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날 오전에 다시 찾은 꽃지해수욕장. 이날의 목표는 생물 채집과 관찰이다. 우리 달이의 날이라 할 수 있다. 물이 빠져 할미, 할아비 바위로 가는 길이 열리고 그 길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그리고 그 옆으로는 고운 모래 바닥이 있다. 

모래위에는 작은 게들이 뱉어놓은 동글동글 모래들이 가득. 조금 징그럽기도 했는데, 그만큼 생물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래를 파서 생물들을 관찰하기는 넘 힘들기 때문에 바위쪽으로 노선을 변경하여 찾아보기로 했다.

 

작은 바위들을 들춰내면 조그만 게들이 후다닥후다닥 도망가기 바쁘다. 어찌나 많던지 우리 달이는 그새 상기되어 뜨거운 햇볓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채집에 열중한다. 

작은 물 웅덩이에는 밀물때 바다쪽으로 가지 못하고 갇혀있는 생물들이 정말 많았다. 작은 새우도 있고, 작은 물고기도 있다. 소라게도 많았다. 

 

햇살이와 나는 양산을 쓰고 다니며 앉을 곳을 찾아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달이가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게 잡고, 물고기 잡는데 나보다는 나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아빠가 달이와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채집하기 좋은 통까지 챙겨와 야무지게 잡은 달이. 물고기 몇마리, 게 몇마리 잡는 것이 우리 달이에게는 정말 정말 행복한 일인가보다. 다녀와서도 제일 좋았던 게 바다에서 물놀이 한게 아니고 아빠랑 채집 하던 거라고 할 정도이다. 

 

잡은 게들이다. 워낙 많아 더 많이 잡을 수 있었으나 우리 달이의 목표는 게보다는 물고기였기 때문에 게는 이정도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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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고기들. 웅덩이에 있는 물고기들이었는데 어찌나 빠른지 그 작은 웅덩이에서 잡는데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달이가 이것 저것 잡고 있으니 주변에 어르신들이 와서 무얼 잡았는지 물어도 보시고 함께 잡아도 주시고 그랬다. 친화력이 좋은 달이는 어르신들과도 이야기를 잘 나눈다. 마치 그 어르신들의 손자인냥 옆에서 꽁냥꽁냥 대화하며 잡는 모습을 보는 우리 햇살이는 그저 신기한가보다. 동생의 그런 모습이.

 

그렇게 땡볕에서 채집, 관찰 활동을 하고 잡았던 게들과 물고기는 다시 놓아주고 돌아왔다. 

 

이곳은 꽃지해수욕장의 핫한 포토존인 인피니티스튜디오이다. 물속에 들어갈 수는 없고 예쁜 포토존의 역할을 하는 듯. 

 

그런데... 갈매기들의 털들이 너무 떠다녀서... 멀~리서 보는것만 예쁘고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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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인피니티 스튜디오 옆에 있는 아이들의 작은 물놀이장이다. 오전시간이라 아이들이 없지만 낮에는 이곳에서 노는 아이들이 많다.  옆쪽에 계단에 살펴보면 샤워기도 달려있어 이곳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해수욕한 사람들 모두 이용하기에 편한 것 같다. 

 

그치만... 밤사이 또 얼마나 많은 갈매기들이 저곳에 둥둥 떠서 놀고 갔을까...하는 생각에 아이들을 들어가게 하진 않았다. 언제 물을 빼고 청소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안내판에는 쓰여 있었다. 그치만 전날 쓰던 물은 오전에 그대로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들어가게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렇게 짧지만 꽉찬 1박 2일의 안면도 여행을 했다. 물놀이도 하고 채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두시간이 넘게 달려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 아이들은 꿀~잠을 잤고 집에 돌아와 빨래 등 할일은 가득이었지만 행복한 기억도 가득이었다. 

 

다음 글에선 안면도에서 먹었던 먹거리들과 안면도 자연휴양림에 묵었던 일을 써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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