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벌레 기르기 시작
작년 겨울
달이의 곤충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져가던 무렵.
달이는 사슴벌레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곤충에 별 관심이 없는..
아니 조금은 싫어하는 나는 거절했다.
하지만 우리 달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불개기, 밥 잘먹기, 공부하기 등 8가지의 미션을
수행해야 받을 수 있는 칭찬도장을
50개 모으면 키우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모으다가 포기하겠지…하는 나의 생각은 오산.
절실했던 우리 달이는 대단한 의지로 50개를 모았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암.수 두마리의 넓적 사슴벌레를
우리집에 데려왔다.
애벌레를 발견하다
암. 수 두마리를 키우다가 멘붕이 오는 시기가 있었다.
그 원인은 바로 날파리!
날파리가 들어가지 못하게 방충망도 설치해주었는데
요놈의 날파리는 늘어만 가고
흙에서도 자꾸만 나와 걷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톱밥을 싹 다 버리고 새 것으로 깔아주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밑바닥에 숨어있는 암컷을 찾기위해
톱밥을 살피던 중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발견…………
애벌레 두마리였다.
오마이갓. 징그러워 얼굴이 찌푸려진 나와 달리
새로운 사슴벌레 새끼가 태어난 것에
우리 달이는 행복해했다.
애벌레를 각각 통 하나씩 마련하여 넣어주었다.
톱밥을 먹고 자라는 이 아이는
똥을 어마무시하게 싸는듯했다.
번데기가 되기 전까지 톱밥을 두번 정도 갈아준것 같다
자그마했던 애벌레가
내 손가락만하게 자란다.
번데기가 되다
어느날 보니 애벌레가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놓고
번데기가 되어있었다.
살구색? 주황빛? 에일리언 같았다……
징그러우면서도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스스로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고맙기도 했다. (우리 달이가 행복해하니까)
가끔 놀라면 꿈틀꿈틀 움직이기도 하는 번데기.
놀라게하면 안된다고 달이한테 혼났다. 그 와중에 처음 샀던 암컷 ..그러니까
애벌레들의 엄마가 저세상으로 떠났다.
우리 달이는 슬픈지 눈물을 보였지만
그래도 새로 자라는 애벌레 한마리와 번데기,
아직 잘 크고 있는 수컷을 보며 금새 기분을 회복했다.
번데기 우화하다
그리고 오늘!
번데기가 허물을 완전히 벗은것을 확인했다.
몇일 전부터 이제 곧 성충이되니
새로 집을 옮겨줘야한다고 준비하던 달이.
이번에도 본인이 모은 칭찬도장을 기꺼이 내어놓고
사슴벌레의 집과 놀이목 등을 구매했다.
키우는 곤충을 위해 열심히 모은 칭찬도장을 내놓는
우리 달이가 참 기특하다.
새 집에 발효톱밥을 깔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습도도 맞춰보고 놀이목도 놓아주었다.
달이 말로는 아직 젤리를 안먹는 시기라고 하던데
언제 먹을지 몰라 그냥 젤리도 하나 넣어주었다.
우화한지 얼마 안되서 색깔이 갈색이다.
반짝 반짝 예쁜 빛깔!
어느새 징그럽다는 생각은 저멀리 던져둔 나.
이게 바로 기르는 정인가!!
기다란 턱을 보니 요놈은 수컷!
새집에 입주한 걸 환영해.
우리 달이가 너 또한 정성껏 길러줄거야!
달이는 이름을 고민하고 있다.
처음 암수 한쌍은
넓적이1호 넓적이2호라고 부르던데
이번엔 귀여운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나 뭐라나~
이리하여 우리집에 살게 된 곤충은
수컷 넓적 사슴벌레1
막 우화한 수컷 넓적 사슴벌레1
아직은 애벌레1
요렇게 3마리이다.
요 3마리 젤리 먹이려면
우리 달이 칭찬도장을 부지런히 모아야겠는걸!?
사슴벌레 기르는게 처음인데
암수 한쌍이 알을 낳고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가 되어
첫 우화까지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
소중한 생명을 다치지 않게 무탈하게 잘 길러내서
우리 달이를 많이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달이는 사슴벌레들이 죽기 전
꼭 숲으로 데려가 한번은 자연을 느끼도록 풀어주고 싶다고 말은 하는데… 아무래도 곁에 두고 계속 보고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엄마한테 혼나서 마음이 울적할때 사슴벌레를 보면 위로가 된다고 표현한다. 사슴벌레한테 고마워해야하는건가)
이제 큰 수컷은 숲에 놓아주자는 말을 꺼내면
울먹울먹하는 달이. 달이가 기른 생명이니
달이가 결정하도록 기다려줘야겠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자라렴 사슴벌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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