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다녀본 적 없는 햇살이와 달이.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돌볼 시간이 충분했기에
기관에 가지 않고 엄마와 함께 4년을 보냈다.
햇살이가 5살이 되던 해.
유치원에 입학하기로 했다.
햇살이도 5살이 되며 친구에 관심이 많아지고
유치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을 비췄다.
첫 기관이라 아이에게 잘 맞는 곳을 골라 보내고 싶었다.
근처에 있는 유치원 세 네 곳을 비교하여
사립유치원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보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반 년정도 지났을 때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고
나라에서는 사립유치원을 매입하여 공립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벌였다.
그 때
햇살이가 다니던 사립유치원도 공립단설유치원으로 전환되었다.
나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걱정이 많았다.
공립유치원에 대해 여러가지 검색을 하며 불안은 날로 커져갔다.
실제로 주변 다른 사립유치원으로 옮기는 아이도 많았다.
내가 걱정했던 부분은...
- 공립유치원 선생님들은 학부모와 잘 소통하지 않는다는 생각
- 사립유치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놀이위주의 단순한 교육을 한다는 생각
햇살이는 공립으로 전환되는 지점부터 2년반을 다니고 졸업했고
달이는 그 다음해에 입학해 현재까지 2년 반째 다니는 중이다.
내가 걱정했던 부분과 실제는 어떻게 달랐는지
지금부터 기록해보겠다.(주관적일수있음)
공립유치원 선생님들은 학부모와 잘 소통하지 않는다?
아니다. 나는 실제로 이 부분에서 가장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교육을 전공한 공립유치원 선생님들은 질적으로 매우 만족스런 상담을 해주셨다.
1년마다 바뀌는 선생님들 모두 아이에게 세심하게 신경 써주셨으며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생활 할 수 있도록 부모와 지속적으로 상담을 해주셨다.
연2회 있는 정규 상담말고도 주기적으로 전화로 부모와 소통해주셨다.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작은 문제를 상담할 때도 항상 귀기울여주셨다.
사립유치원때처럼 매일매일 선생님께서 사진을 올려주지 않는다.
그치만 나는 아이들의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 올려주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이 사진찍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별로다.
공립유치원에서 한 달에 한번 아이가 반 친구들과 어떤 주제로 활동을 했는지 보내주시는 통신문,
유치원 홈페이지에 가끔 올라오는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놀이위주의 교육을 한다?
맞다. 사립유치원에 다닐 때 음악, 발레, 미술 등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름이 되면 유치원 앞마당에서 거의 매일 물놀이도 했다.
그에 반해 공립유치원은 가장 기본적인 한글 교육을 하지 않고,
자기주도적 놀이위주의 활동이 가득하다. (정규반기준)
공립유치원은 사립유치원처럼 행사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기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이나 체험학습이 있다.
아이들을 공립유치원에 보내면서 '놀면서 배운다' 라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잇감과 놀이 방법을 찾아 창의적으로 논다.
친구들과의 관계형성과 갈등 해결 등 놀면서 배우는 것이 아주 많았다.
지식이 커지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갑작스럽게 공립유치원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걱정을 했던 것이 무색하게
지금은 매우 만족스럽게 보내고 있다.
친절하고 세심한 선생님들과 자기주도 놀이위주의 교육법 외에도
1년에 유치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0원 이라는 점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받는다는 점
인성교육, 안전교육에 많이 신경쓴다는 점 등
장점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는 맞벌이가 아니기에 방과 후 돌봄 교실에 보내지 못하지만
어린이는 기관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게는
1시30분이라는 이른 하원시간이 문제되지 않았다.
하원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미술, 체육등 좋아하는 학원에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더 좋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유치원과 유치원선생님을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한다는 것
그것이 공립유치원에 대한 나의 만족을 나타내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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